======================2:1
누구든지 ... 드리려거든 - 소제는 구약의 5대 제사 중 번제, 화목제 등과 더불어제물드리는 자가 자신의 생활 형편에 따라 그 마음에 기쁜대로 자발적으로 드리는 자원제(自願祭)이다. 그러나 속죄제와 속건제는 죄사함 받기 위하여 반드시 드려야만 하는 의무제(義務祭)였다.
소제(* , 민하) - '선물' 혹은 '공물'(貢物)이란 뜻의 '민하'는 기본적으로어떤 사람이 보다 높은 사람의 호의(favor)얻기 위하여 드리는 예물을 가리켰다(창32:21 ;43:15). 그러나 후에는 받은 호의나 은혜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표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바치는 예물을 뜻하게 되었다(Kell). 한편 구약의 5대 제사 중 소제가번제, 화목제. 속죄제, 속건제 등 다른 네 가지 제사와 다른 독특한 특징은 다른 4가지 제사는 동물을 희생시켜 드리는 '피 있는 제사'이나 소제만은 피 없는 '곡물제사'라는 점이다. 그리고 소제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즉 번제, 화목제 등과 같은 피흘리는 제사들과 더불어 그 일부로서 함께 드려지는 소제의 경우가 있고(출 29:38,39;레23:12, 13;민 15:5-10), 또한 독자적으로 드려지는 경우가 있다. 소제는 주로 피 흘리는 제사의 부속적 제사로서 특히 번제와 더불어 드려졌으나, 본장에 나타난 소제의경우에는 백성들이 하나님께 대해 감사와 충성올 표현할 이유를 발견했을 때, 언제든지 드릴 수 있었던 독자적인 소제에 관한 규례이다(Matthew Henry). 소제에 관한 보다자세한 내용은 (서론,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를 참조하라.
고운가루(* , 쏠레트) - 기본 동사 '쌀라'는 '흔들다'란 뜻인데, 곧 이 말은고대 이스라엘사람들이 고운 가루를 골라내기 위하여 빻은 가루를 흔들었기 때문인듯하다. 한편 소제의 예물이 되는 고운 가루는, 먼저 인간과 관련되어 겉모습이 완전히 깨어진 후 순결한 심령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을 상징하며(고후 4:10-12), 그리고그리스도와 관련되어서는 조금도 조악(粗惡)한 데가 없는 그리스도의 순결하고 완전한인성(人性)을 상징한다(히 4:15 ;요일 3:5).
기름을 붓고 - 소제 예물의 종류로는 크게 '날 것'과 '요리된 것'이 있다. 요리된예물의 경우에는 기름을 고운 가루(밀가루)와 '섞어야' 했지만(4-7절), 요리된 제물이아닌 경우에는 단지 기름을 '붓기만' 했다(1,15절). 한편 여기서 기름(* , 쉐멘)은 감람나무 열매로부터 짜낸 올리브 기름을 가리키는데 영적으로 이 기름은 성령의사역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The Preacher's Complete Homiletic Commentary).
유향을 놓아 - 즉 '유향을 첨가하여'. 여기서 유향(* , 레보나)은 감람과에속하는 유향나무로부터 짜넨 고급 향료를 가리키는데, 이것을 첨가하는 이유는 제물이향기롤 풍기도륵 하기 위함이었다. 영적 의미에서 유향으로부터 퍼져 나오는 이 향기는 성도의 아름다운기도나 모범적인 생활(고후 2:15), 혹은 하나님앞에 전적 순종하신그리스도의 향내나는 아름다운 생애를 상징한다(엡 5:2).
======================================2:2
고운 기름 가루 한 줌 - 소제물에는 5가지 종류가 있다.
(1) 본절의 경우처럼 고운기름 가루 한 줌으로 드리는 소제 (2) 화덕으로 구운 것을 드리는 소제(4절) (3) 번철에 부친것을 드리는 소제(5,6절) (4) 솥에 삶은 것을 드리는 소제(7절) (5) 첫 이삭을 볶아 찧은 것으로 드리는 소제(14절)등이다. 한편, 여기서 '한 줌'은 손에 가득(handful) 퍼담은 양을 가리키며 (Keil, Lange),유대 랍비들의 주장처럼 단지 손가락으로 움켜 집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념물(* , 아즈카라). '기억하다'란 뜻의 '자칼'(* )에서 유래한 말로,곧 기념물이란 인간 편에서는 풍성한 소산을 허여하신 하나님의 은혜을 기억하여 드리는 제물이란 뜻이요, 하나님 편에서는 하나님께 상달되어 하나님의 기억에 남을 만한제물이란 뜻이다(시 20:3; 행 10:4). 따라서 기념물은 순수한 '여호와의 몫'으로서'기념의 몫' 혹은 '기억의 몫'이라고도 한다. 한편 소제물 중 '아스카라'(기념물)로취해지지 않은 나머지 소제물은 '제사장의 몫'이 되어 아론과 그의 자손들에게 돌려졌다(서론, 구약제사의 종류와 의미).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 1:9,13,17에서 이미 반복된 말로, 하나님께 불살라 바쳐지는 제물이 하나님 앞에 기쁘게 상달되어진다는 의미이다. 자세한내용은 1:9 주석을 참조하라
==============================2:3
그 소제물의 남은 것 - 즉 소제물 중 기념물로 취해져 여호와의 몫으로 여호와께화제로 드릴 한 줌의 고운 가루를 제외한 나머지 소제물을 가리킨다. 이것은 제사장들의 몫이되어 그들에게 돌려졌는데, 제사장들은 이것을 회막의 거룩한 곳, 즉 회막뜰에서 먹었다(6:16). 그러나 제사장 위임식 때 제사장들이 여호와께 바친 소제물은모두 여호와의 몫이 되어 온전히 제단 위에서 불살라야 했기 때문에 제사장들이 먹을수 없었다(6:23).
지극히 거룩한 것(* , 코데쉬 카다쉼) - '거룩한것들 중의 거룩한것' 혹은 '거룩하고 또 거룩한것'이란 뜻이다. 일반적으로 이 용어는 여호와께 성별된모든 희생 제사 예물을 지칭할 때 널리 사용되었다. 그런데 성경에서 특별히 이 용어를 반드시 적용시키고 있는 제물의 경우는 다음과 같다. 즉 (1) 소제물 중 여호와께기념물로 드려지고 남은 소제물(10:12) (2) 속죄제와 속건제 희생 예물 중 제단 혹은진(陣) 밖에서 불태워 지지 않은 제물(6:25-29; 7:6; 10:17) (3) 성소 북편에 비치된전설병(24:9) (4) 분향단에 쓰일 향(출 30:36) (5) 그리고 특별히 구별되어 여호와께봉헌된 모든 예물들(27:28)의 경우 등이다. 반면 이 용어를 적용시키지 않고 있는경우는 (1) 번제물 (2) 위임식 때 제사장이 드린 소제물 (3) 그리고 기타 '여호와의몫'으로 하나님께 돌려지는 희생 제물의 경우 등이다. 이처럼 이 용어가 같은 제물중에서 구분되어 나타나는 이유는, 하나님께 돌려지는 제물의 경우 그것들은 완전히번제단 위에서 불살라졌기 때문에 그것들이 달리 다른 용도로 잘못 쓰여질 가능성이전혀 없었으나, 불살라지지 아니하고 제사장의 몫으로 돌려지는 경우 그것은 규정 이외의 다른 용도로 잘못 쓰여질 우려가 충분히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를 주기위하여 그와 같은 경우의 제물에는 '지극히 거룩한 것'이라는 말로 그 제물의 구별됨을 강조했던 것이다(C.F. Keil & F. Delitzsch, Commentary on the O.T. Vol. I, p.293).
===================================2:4
화덕(* , 탄누르) - 보통 진흙으로 만든 큰 가마솥을 가리키는데, 주로 떡이나 과자를 굽는테 사용되었다(Lange, Kei). 굽는 방식은 타오르는 불로 가마를 달구어서 그 안쪽에다 밀가루로 반죽한 것을 붙이는 것이다(International BiblicalCommentary).
무교병(* , 할로트) - 누룩을 넣지 않고 만든 떡이란 뜻으로 '찌르다', '구멍을 뚫다'란 뜻의 '할랄'(* )에서 파생된 말이다. 따라서 무교병은 가운데 구멍이 뚫린, 효소제 없는 두껍고 바삭바삭한 과자류를 가리킨다.
무교전병(* , 레키킴) - '때리다', '두들겨 펴다'란 뜻의 '라카크'(* )에서 파생된 말이다. 따라서 무교전병이란 무교병 보다 얇고 둥글넓적한 과자를 가리킨다.
================================2:5
번철(* , 마하바트) - 쇠로 만든 큰 남비형 철판(plate)을 가리킨다(겔4:3). 즉 이것은 무교병이나 무교전병을 크고 둥글넓적한 모양으로 얇게 굽는데 사용되는 쇠철판으로써 지금도 아랍인들이나 아프리카인들 사이에서 사용되어지고 있는 기구이다. 그들은 그것을 '타인'(tajen)이라고 부르는 데, 분명 이 말은 '마하바트'에 대한 70인역의 번역 '테가논'(* )과 밀접히 연관된 명칭이다(L-ange, Keil). 한편, 이 쇠판은 본래 잦은 이동을 해야하는 유목민들 사이에서 사용되던 것인데, 후에는 농경 정착 사회에서도 사용되었다(G. Dalman).
누룩를 넣지 밀고 - 누룩은 신속히 발효되는 그 성질로 인해 성경에서 주로 죄의 재빠른 전염성과 그로 인한 부패를 상징한다(마 16:6,12; 고전 5:8). 따라서 여호호와께 드리는 거룩한 소제물에는 누룩을 넣을 수 없었다.
============================2:6
조각으로 나누고 - 이것은 하나의 둥글 넓적한 무교병을 여러 조각으로 나눔으로써 하나님께 보다 정성된 소제를 드리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비슷한 관습으로 오늘날 베드윈 족속들(Bedouins)은 손님을 대접할 때 뜨거운 번철에서 갓 구워낸 떡덩이를 여러 조각으로 잘게 나눈 후 그 위에 버터와 기름을 부어 준다(Keil).
이는 소제니라 - 2:1-3 강해, '소제에 대하여'를 참조하라.
==========================2:7
솥에 삶은 것 - 이것은 화덕에 구운 것 및 번철에 부친 것과 더불어 유향 없이 단지 단지 가루와 기름만으로도 하나님께 소제물로 바칠 수 있었다. 이처럼 비싼 유향 없이도 소제의 예물을 드릴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는 특별히 가난한 자들을 배려하셨다. 이와같이 모든 제사의 종류와 방법을 통하여 우리가 알 수 있는것은 만유의 소유자 하나님께서 진정 원하고 계신 것은 실로 예물 드리는 자의 자발적 헌신과 충성 뿐이라는 사실이다
===================================2:8
이것들로 만든 소제물 - 곧 4-7절에서 언급된 바 고운 가루와 기름으로 만든 세 가지종류의 요리한 소제물을 가리킨다. 즉 그것들은 화덕에 구운 것(4절), 번철에 부친 것(5절), 솥에 삶은 것(7절) 등인데 이 소제물들에는 유향없이 단지 기름과 소금만 첨가되었다.
=================================2:9
화제(火祭) - 히브리어 '잇췌'(* )는 '태움'(burning), '불사름'(firing)이란 뜻으로, 곧 '불살라 드리는 제사'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번제, 소제, 화목제,속죄제, 속건제 등 5대 제사 종류와는 달리 제사의 한 종류가 아니라 거제, 요제, 전제 등과 더불어 제사를 드리는 4대 방법 중 하나로서 고대로부터 가장 보편적으로 취해졌던 제사 형태이다. 한편 여기서 거제(擧祭)란 제물을 높이 들어서 바치는 제사를가리키고, 요제(搖祭)란 제물을 위 아래로 흔들어서 드리는 제사를 가리키며, 전제(奠祭)란 포도주, 기름, 피 등을 부어서 드리는 제사를 각각 가리킨다 (서론, 구약제사의 종류와 의미).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 이 말은 화제로 드려지는 소제물의 연기 속에 예물드리는 자의 자발적인 충성과 헌신이 함께 어우러져, 그것이 하나님 앞에 상달될 때하나님께서 그 충성된 마음을 보시고 기뻐하사, 죄로 인해 유발된 모든 진노를 기꺼이푸신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여기서 '향기로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니호아흐' (* )의 기본 개념에는 (진노를 풀고)'쉬다', (화를 가라앉히고)'휴식하다'란뜻이 있기 때문이다(9절). 이로 볼 때 구약 시대로부터 신약 시대에 이르기까지 처음부터 하나님께서 진정 원하신 제사는 순종의 제사요, 헌신의 제사였으며, 마음 속에서우러나와 바치는 자발적인 제사였음을 알 수 있다.
===============================2:10
소제물의 남은 것 - 2:3 주석 참조.
아론과 그 자손에게 돌릴지니 - 소제의 제물 중 여호와게 불살라 바쳐야 하는 여호와의 몫은 한줌의 기념물(* , 아즈카라) 부분이며(2절), 제사장의 몫은 그나머지 부분이었다(3절).여기서 제사장의 몫으로 돌려진 소제물을 일컬어 '지극히 거룩한 것'(* , 코데쉬카다쉼)이라 부르며(3절), 이것은 제사장들의 양식으로 쓰여졌다. 즉 제사장들은 이것을 성막 거룩한 곳(회막뜰)에서 먹었는데(6:16-18), 일반 백성들이나 심지어 제사장 아닌 레위인들 조차도 그런 지극히 거룩한음식을 먹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었다(Keil).
========================================2:11
누룩을 넣지 말지니 - 2:5 주석 참조. 누룩이나 꿀 - 여호와께 화제로 드려지는 모든 기념소제물에 소금은 반드시 들어가도록 되어있었으나(13절), 누룩이나 꿀을 첨가시키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었다. 금지된 이유로는 다음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누룩이나 꿀은 모두 발효성(醱酵性)을지닌 식품들로서 누룩은 성경에서 주로 죄와 사악, 교만과 위선 등을 상징할 때 사용되었으며(마 16:6,12; 막 8:15; 눅 12:1; 고전 5:5-7; 갈 5:9), 꿀은 세상적이고 육욕적인 안락이나 쾌락을 상징할때 사용되었다(잠 5:3). 따라서 그러한 상징적의미를 지닌 누룩이나 꿀은 그 속성상 거룩하신 하나님께 바쳐지는 거룩한 예물에 결코 융합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금지시킨 것이다(Clark, Lange, Matthew Henry). 둘째, 누룩이나 꿀은 당시 이방인들의 제사 제물에 많이 사용되고 있었던 주요 식품이었다(Bochart).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을 이방인들의 제사 방식으로부터 구별시키기 위하여 이것들을 소제물에서 금지시킨 것이다.
===================================2:12
처음 익은것으로는 ... 드릴지나 - 누룩이나 꿀도 처음 익은 곡식들과 함께는 여호와께 바쳐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들은 단지 제사장들의 제사 음식으로써만 사용될수 있었고, 다른 제물들처럼 제단 위에서 불사를 수는 없었다. 단에 올리지 말지며 - 누룩이나 꿀은 일반소제 예물에는 금지되었으나, 특별히 첫열매를 예물로 삼아 드릴 때에는 사용할 수 있었다(23:15-17). 그러나 이때에도 그것은 단지 여호와께 요제로 보여진 후, 제사장들의 몫으로 돌아갔을 뿐 제단에서 불살라질 수는 없었다(23:20). 즉 부패와 죄악의 상징물들인 이런 것들은 하나님앞에 향기로운 냄새가 될 수 없었던 것이다.
=========================================2:13
언약의 소금 - 소금은 부패를 방지하고 맛을 내게 할 뿐 아니라, 그 맛을 지속시키는데 절대 필요한 생활 필수품이다. 따라서 이소금은 고대로부터 계약을 체결하고그 체결한 계약을 확증할 때 계약 당사자들이 그것을 먹음으로써 계약의 지속성과변개치 않을 것임을 표시했던 우정과 친교, 그리고 불변성의 상징물이었다(MatthewHenry, Keil, Lange, The Preacher's Complete Homiletic Commentary). 이러한 견지(見地)에서 살펴볼 때 하나님께서 당신께 바칠 모든 소제물에 소금을 치라고 명령한이유는 명확하다. 즉 그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과 맺은 언약이 진실되고 불변할것이라는 사실을 나타내기 위함이었다. 그리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감사와 기쁨 중에그 언약을 믿고 바라며 살아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하나님께서는 바로 이러한 사실을 소금이 갖는 속성에 반영시켜 그 백성들에게 확증시켰던 것이다. 따라서 성경은 영원히 변치 않는 확실한 언약을 가리켜 '소금 언약'(Covenant of Salt)이라고 불렀다(민 18:19; 대하 13:5). 아울러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자신의 소제물에 소금을 치는 인간의 행위는 그 영원한 하나님의 사랑의 언약에 대해 믿음과 감사를 나타내는 신앙 고백적 행위였다. 그러므로 후일 그리스도께서도 이 '소금의 원리'로서 그리스도인의 생활 규범을 삼으셨던 것이다(마 5:13; 막 9:50). 한편 후대에 이르러 이처럼제물에 소용되는 소금은 제단에 불을 지필 장작나무와 더불어 공동 부담으로 마련되어(스 7:20-22), 성전 뜰 소금의방에 항상 비치해 두고 있었다(Matthew Henry'sCommentary).
====================================2:14
첫 이삭 - 첫 이삭은 땅의 모든 소산물을 대표한다. 따라서 이것을 소제의 예물로 하나님께 드리는 의식에는 (1) 하나님의 전적 소유권 인정과 (2) 인간의 전적헌신의 정신이 내포되어 있다. 볶아 찧은 것 - 여기서 '찧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게래스'(* )는 '곡식 낱알'을 가리킨다. 따라서 '볶아 찧은 것'이란 말은 빻아 가루로 만든 밀가루를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볶은 곡식 알'이란 뜻으로, 곧 불에 살짝 태운 이삭을 손으로 비벼서 만든 곡식 알맹이를 뜻한다===================================2:15
기름을 붓고 ... 유향을 더할지니 - 여기서 '기름'은 감람 나무 열매로부터 짜낸올리브(olive) 기름을 가리키고, '유향'은 감람과의 유향 나무로부터 짜낸 고급향료를 가리킨다. '첫 이삭의 소제'는 요리한 소제 예물들(4-7절)과는 달리, 이처럼'기름과 유향'을 예물에 섞어 제단 위에서 불살라 드려야 했다(자세한 내용은 1,2절주석을 참조하라).
=====================================2:16
기념물로 불사를지니 - 소제물에는 원칙적으로 누룩(leaven)이 들어갈 수 없었지만, 예외적으로 곡식의 첫 열매를 예물로 드릴 경우에는 누룩을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누룩이들은 유교병은 제사장들의 양식으로는 쓰여질수 있었어도 제단에서 불살라여호와께 드려 질수는 없었다. 제단에서 여호와께 드려질 수 있는 기념물(2:2)은 누룩이나 꿀이 들어 있지 않은 소제물로서, 소금과 기름 그리고 예물에 따라서는 유향까지 첨가된 소제물만이 연기나는 화제(火祭)로서 여호와께 불살라질 수 있었다. 한편, 여기서 우리가 성경에 나타난 일반적 원리를 소제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때 기름(油)은 성령이나 성령의 사역을, 향(香)은 성도의 기도나 아름다운 생활 자세를, 누룩酵)은 죄와 부패를, 꿀(蜂)은 세상 기쁨과 연락을, 소금(鹽)은 불변과 정결을, 그리고떡(餠)은 하나님의 말씀을 각기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본장은 소제에 관해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다. 소제(素祭)란 고운 밀가루로(1-3절)
구운 떡이나 삶은 것(4-10) 또는 처음 익은 곡식을 볶아 찧은 것(14-16절) 등으로 예
물을 삼아 드리는 제사를 가리킨다. 그런데 이 소제물에는 누룩이나 꿀을 넣지 못하는 대신, 기름과 소금을 섞어야 했다(11-13절). 이러한 소제는 구약의 5대 제사 중 유일하게 피 없는 식물성(植物性) 제사로서 두 가지 형태로 드려졌다. 즉 소제가 다른 피 흘리는 제사와 더불어 그 일부로서 드려지는 형태와 독자적으로 드려지는 형태가 그것이다. 그런데 소제는 주로 다른 제사와 더불어 드려졌다. 다른 피 흘리는 제사와 더불어 소제가 드려진 경우로는 (1) 백성들이 정기적으로 드리는 제사의 경우(민 28:5) (2) 유월절 기간 중에 드리는 제사의 경우(23:13) (3) 나실인의 서원이 끝났을 때 드리는 제사의 경우(민 6:15-17) (4) 제사장 위임식 때 드리는 제사의 경우(7:11-14/민 15:1-10) 등이다.
그러나 본장에 언급된 소제법은 다른 제사의 일부로써 드려진 부속적인 소제가 아니라 땅의 결실을 허락하여 주신 하나님께 백성들이 감사를 표하고 싶을 때 땅의 소산으로써 삶 가운데서 얻은 아름다운 노동의 결실을 가루와 같이 부서진 겸허한 심령으로 온전히 하나님께 바쳐 드리는 것을 의미하는 제사인 것이다.
1. 고운 가루로 드릴 경우(2:1-3)
번제가 인간의 온전한 헌신과 주 예수의 온전한 대속적 희생을 상징한다면 소제는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감사와 주 예수님의 순결한 생애(生涯)를 상징한다. 이런 의미에서 소제물로 고운 가루가 쓰여진 것(1절)은 한 점 거칠거나 이그러진 데 없이 온전히 자신을 하나님께 복종시켜 순수한 봉사의 삶을 사신 그리스도의 티없는 생애를 또한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고운 가루 위에 부어진 기름은 성령의 도우심과 사역을, 그리고 역시 고운 가루위에 첨가된 유향은 기도를 통해 성취된 그리스도의 아름답고 향기로운 생애를 각각 상징한다고 영해(靈解)할수 있다(1, 2절). 같은 맥락에서 인간과 관련하여 고운 가루는 그리스도를 본받아 모든 거칠고 조악(粗惡)한 모습을 제거시켜 버리고 하나님 앞과 그리스도안에서 깨어지고 부서진 순수한 속 심령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봉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징한다. 한편 이상과 같이 소제로 드리고 남은 소제물은 제사장에게로 돌려졌는데(3절) 이는 그들의 생활 양식으로 삼게 하기 위함이었다.
*소제에 대하여 - 구약 시대의 제사는 하나님과 인간의 만남 이외에도 구속사의 전개란 측면에서 신약 시대 예배 의식의 그림자라 할 수 있다. 소제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이제 소제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1) 목적및 드리는 때 - '소제' 란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선물'이란 뜻을 지닌다. 이러한 소제는 땅의 소산물을 하나님께 바침으로써 모든 소산물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또한 그 소산물에 대해 하나님께 경의와 감사를 표하기를 원할 때 언제든지 자발적으로 드릴 수 있었다. (2) 제물 - 소제의 제물로써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그것은 고운 가루(1-3절), 고운 가루를 요리해서 만든 여러 형태의 떡(4-10절), 처음 익은 열매를 볶아 찧은 것(14-16절)등이다. 이 세 가지 예물 모두에 소금과 기름은 반드시 첨가되어야 했으나, 첨가하지 않아도 되었다. (3) 상징적 의미 - 먼저 인간과 관련하여 소제는 하나님을 향한 충성과 감사를 상징한다. 그리고 그리스도와 관련하여 소제는 흠 없고 죄 없으신 순결한 그리스도의 인격과 생애를 상징한다(히 4:15, 요일 3:5).
2. 고운 가루를 요리해서 드릴 경우(2:4-10)
소제를 드릴때 사용되는 소제물에는 5가지 예물이 있다. 그 5가지 소제물은 (1) 고운 기름 가루 한 줌일 경우 (2) 고운 기름 가루를 화덕에 구운 것일 경우 (3) 고운 기름 가루를 번철에 부친 것일 경우 (4) 고운 기름 가루를 솥에 삶은 것일 경우 (5) 첫 이삭 곡식을 볶아 찧은 것일 경우 등이다. 이 5가지 소제물을 다시 두 가지 형태로 분류해 보면, 요리하지 않은 상태의 소제물과 요리한 상태의 소제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그중 본문은 요리한 상태의 소제물로서 화덕에 구운 것(4절), 번철에 부친 것(5, 6절), 솥에다 삶은 것(7, 8절)에 대한 언급이다. 그런데 이처럼 요리한 소제물은 유향 없이 단지 고운 가루와 기름만으로 만들어졌는데 이것은 특별히 하나님께서 가난한 자의 형편을 생각하사 비싼 유향 없이도 당신께 얼마든지 나아올 수 있도록 배려하신 것이다. 따라서 백성들은 자원하는 마음만 있다면 조그마한 정성으로 하나님께 언제, 어느 때라도 나아갈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우리가 깨닫는 교훈은 제물이 결코 인간을 얽어맬 수 없다는 것이며 동시에 모든 제물은 인간을 위해 있는 것이지 결코 인간이 제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같은 차원에서 오늘날 성도들이 하나님께 바치는 모든 봉헌물도 그 봉헌물이 무엇이며, 그 가치가 얼마나 되느냐가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봉헌물 속에 자원하는 마음과 아울러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순종이 들어 있느냐 혹은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에 따라 그 봉헌물이 하나님께 열납되고 안 되고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구약의 제사 제도를 통해 성도는 그리스도의 피 공로와 아울러 바른 봉헌 정신을 배워 교회 생활중 모든 봉헌시에 그 정신을 한시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제사(祭祀)에 대한 기독교의 입장 - 유교, 특히 성리학(性理學)의 영향을 받은 우리 나라의 제사는 여러모로 기독교의 신앙과 충돌하는 점이 많다. 그중 가장 주된 이유는 여호와 하나님만이 참되신 신이며 우주의 통치자가 되심을 인정하는 의미에서 그분을 예배하던 구약 시대의 제사와는 달리 우리 나라의 전통적 제사는 이미 죽은 조상들의 영을 그러한 신과 동격(同格)에 놓고서 예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이러한 제사에 대하여 살펴본 후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이를 비판해 보려고 한다.
송(宋) 나라 때 유교 학자 주희(朱禧, 1130-1200)가 처음으로 '조상에게 제사를 드려야 한다'고 주장하여 이것이 유교 철학의 한 덕목으로 정착되었다. 이러한 제사는 유교의 기본적인 덕목 가운데 하나인 '효'(孝)에서 비롯된 것인데 '효' 는 '예'(禮)와 '제사 제도'를 통하여 실천되는 덕목이었다. 이와 같은 제사는 '옛날은 지금보다 나으며 이후의 세상은 지금보다 나빠진다', '어른은 항상 젊은이보다 옳으며 어린 사람들은 무조건 연장자들을 공경해야 한다'는 과거 지향적인 유교적 사고(思考)에서 파생된 부산물들이다. 또한 효경(孝經)에 나타난 제사의 개념을 살펴보면 (1) 제사는 조상을 '숭배'하는 것으로써 다분히 신앙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으며 (2) 조상들을 귀신으로 여기고 (3) 제사를 드림으로써 선조들의 노여움을 풀어 후손들이 재앙을 면하는 수단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제 제사에 대한 성경적 입장을 살펴보기로 하자. 기독교는 결코 '효'(孝) 자체를
부인하지 않는다. 도리어 성경은 살아계신 부모님께 순종하며(엡 6:1) 공경하고(출 20:12) 부모를 경외할것(19:3)을 가르친다. 한편 기독교는 종말론적인 사관(史觀)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과거 지향적인 사고(思考)를 하는 유교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즉 기독교는 장차 있게 될 그리스도의 재림과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는 미래 지향성(未來指向性)을 가지고 있으므로 무조건 지난 시대만을 미화(美化)하는 유교와는 그 시점 (時點)에서 부터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도 기독교가 제사를 인정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제사가 죽은 자에 대한 경배 행위이므로 우상 숭배가 되기 때문이다(출 20:4,5). 죽은 자를 섬기고 절하는 것은 의미 없는 헛된 일이며(마 8:21, 22) 더구나 하나님께서 금지시키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당연히 죽은자를 숭배하는 제사를 폐(廢)해야 하며 도리어 살아계신 부모님께 더욱 효도 하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
3. 소제를 드릴 때 주의할 세 가지 규례(2:11-13)
이 부분은 소제를 드릴 때 주의해야 할 세 가지 규례가 명시된 부분이다. 그 세 가지 규례는 첫째, 처음 익은 열매를 소제물로 드릴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소제물에 누룩이나 꿀을 절대 넣지 말 것(11절). 둘째, 누룩이나 꿀을 섞을 소제물, 즉 처음 익은 열매로서 소제물을 삼을 경우 그것은 절대 번제단 위에서 여호와께 기념물로 불사르지 말 것(12절). 셋째, 모든 소제물에는 반드시 소금을 칠 것(13절)등이다. 이 세 가지 규례는 각기 독특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주석 부분) 무엇보다도 이러한 제사 규례를 통해 우리가 깨닫는 교훈은 이미 번제 규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듯이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이 단순히 제물만을 가지고 나오는 것을 결코 원하시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대신 제물과 더불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바로 그 순종의 마음을 진정 원하시고 계신다는 점이다.
* 소제법과 성도 - 소제의 제 규례를 통하여 오늘날 성도가 그 속에서 배우고 느껴야 할 교훈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우리가 특별히 유념해야 할 점들이 있다면 먼저 성도는 흠 없는 생(生)을 사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하나님 앞에서 고운 가루와 같은 부드럽고 온유한 신앙 인격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성도는 그리스도를 본받아 하나님 앞에서 세상 죄를 끊어버리고 육욕적 쾌락을 떠나는 무교병과 같은 순수하고 진실된 신앙 인격을 지녀야 한다(벧후 1:5-7). 또한 성도는 그리스도를 본받아 하나님 앞에서 괴로울 때나 힘들 때나 그 신앙의 정절과 맛을 잃지 아니하는 소금과 같은 인격을 지녀야 한다(마 5:13).
4. 첫 이삭으로 드릴 경우(2:14-16)
첫 이삭을 소제로 드릴 경우, 그것을 볶아 찧은 것으로 제물을 삼되(14절) 유향과
기름을 첨가하라는(15, 16절) 규례이다. 한편 이와 같이 첫 이삭을 소제물로 삼도록 한 이유는 출애굽 구속 사건에 근거하여 모든 것의 처음 것은 하나님께 속한 것(출 13:2)이라는 하나님 주권 사상을 교훈하기 위함이었다. 그러한 견지에서 땅의 소산 중 처음 익은 열매를 하나님께 바친다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의의를 지닌다. 즉 그것은 내게 있는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왔음을 겸허하게 시인하는 신앙 고백적 행위이다. 따라서 나머지 모든 소산물들도 모두 주께 속한 것으로써 자신은 단지 그것을 관리하는 관리자에 불과하다는 청지기 사상을 반영하고 있는 행위인 것이다. 성도는 이처럼 '첫 이삭' 속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주권 사상과 청지기 사상을 깨닫고 나아가 첫 열매 된 그리스도를 따라 하나님 앞에서 첫 이삭 된 소제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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